(김태완 바오로 영성지도신부님)
(교황청 신앙교리부 교리 공지, 충실한 백성의 어머니 3)
구원 사업에서 마리아의 협력 - 3
<15. 구원 사업에 대한 마리아의 협력은 삼위일체적 구조를 띤다. 이 협력이 “당신 종의 비천함을 굽어 보[신]”(루카 1,48) 성부께서 주도하신 일의 결실이고, 당신 자신을 낮추시어 종의 모습을 취하신 성자의 자기 비움(kenosis, 케노시스)에서 비롯된 것이며(필리 2,7-8 참조), 나자렛의 젊은 여인 마리아의 마음을 준비시키시어 주님 탄생 예고에 응답하게 하시고 전 생애에 걸쳐 아드님과 친교를 나누도록 이끄신 성령께서 베푸신 은총의 결과이기 때문이다(루카 1,28.30 참조). 성 바오로 6세 교황께서는 다음과 같이 가르치셨다. “동정 마리아께는 모든 것이 그리스도와 연관되어 있고 그리스도께 속해 있습니다. 하느님 아버지께서 영원으로부터 마리아를 택하시어 지극히 거룩한 어머니가 되게 하시고, 그 누구에게도 주시지 않았던 성령의 은사들로 꾸며 주신 것은 그리스도 때문이었습니다.” 마리아의 “예”는 그분의 동의와 협력 없이도 이루어질 수 있었던 어떤 일의 단순한 전제 조건이 아니다. 마리아의 모성은 그저 생물학적이거나 본성상 피동적인 것이 아니라, 성부께서 당신 구원 계획에 따라 뜻하신 도구로서 그리스도의 구원 신비에 결합된 “완전히 능동적인” 모성이다. 마리아께서는 “그리스도께서 ‘여인에게서 태어[난]’(갈라 4,4) 참사람이심을 보증하시는 분”이시고, 니케아 교의가 선포된 이래로 “하느님을 낳으신 하느님의 어머니, 테오토코스”로 공식적으로 인정받으신다.>
마리아의 “예”는 하느님의 구원 계획 바깥에 덧붙은 부수적 동의가 아니라, 성부께서 자유롭게 마련하신 구원 경륜 안에서 실제로 요구되고 존중된 인격적 응답이다. 그러나 이 응답은 마리아에게서 독자적으로 나온 공로나 능력이 아니라, 성령의 은총으로 준비되고 가능해진 응답이며, 전적으로 그리스도의 구원 신비에 종속되고 결합되어 있다. 반복되는 내용이지만, ‘능동적’이라는 말은 마리아가 그리스도처럼 구원을 성취했다는 뜻이 아니다. 구원의 유일한 원천과 중개자는 그리스도이시다. 마리아의 능동성은 그리스도께 의존하는 종속적·참여적·모성적 협력이다. 따라서 마리아의 능동적인 모성이란, 마리아가 단순한 예수님의 인간 본성을 제공한 생물학적 어머니에 머문 것이 아니라, 성부의 선택과 성령의 은총 안에서 자유롭게 “예”라고 응답하고, 성자의 강생과 생애와 파스카 신비에 믿음과 순명으로 결합된 모성을 뜻한다. 그러나 이 모든 협력은 그리스도와 별개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오직 그리스도 안에서, 그리스도께 의존하여, 그리스도의 유일한 구원 사업에 참여하는 방식으로 이해되어야 한다.